21년 9월에 시작한 캘거리 대학생활도 거의 막바지다. 현재 23년 겨울학기로 마지막 학기를 다니고 있으며 그나마도 한 과목만 수강하면 되어서 굉장히 여유롭다. 취업이 문제긴 하지만 (?),,, 혹시 캐나다에서 취업할 생각이 없으면 굳이 여기 학위를 딸 필요가 있나 싶다. 한국에서 뭐 그리 인정받지도 못할 테고..
엄밀히 말하면 인정 못받을 거다. 처음에 캐나다로 석사 한다고 했을때 연구계에 있던 분들이 모두 한 말씀이 '왜 미국으로 안가고?' 였다. 같은 노력을 들이는데 한국에서 더 인정받는 미국 대학원을 가야지 된다는 논리. 보통의 대학원생 및 연구자 or 교수 코스를 밟는 거라면 당연히 미국이 맞다. 내가 만났던 많은 교수님들도 미국 대학에서 박사학위 취득하신 분들이 대부분이고..
근데 나는 한국 돌아가서 교수를 할 생각도 없고 캐나다에서 거주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캐나다 대학을 온 것이다. 그것도 수업석사로.. 근데 과연 졸업 후에는 어떻게 될 것인가?
하여간 본문의 목적인 대학교 과정 전반에 대한 후기를 적어보도록 한다.
일반사항
먼저 M.Sc (Master of Science) 와 M.Eng (Master of Engineering) 의 차이에 대해서 간략히 알아보자. MSc는 우리나라 대학의 대학원생의 개념으로 교수의 연구를 도와주면서 본인 연구를 함께 진행한다. 보통 연구석사라고 얘기하며 대부분의 경우 학교에서 (생활비 포함) 펀딩이 나온다. MEng는 수업석사를 의미하며 논문을 쓸 필요가 없지만, 펀딩이 나오지 않는다. 대부분의 경우 담당교수도 없다. MSc의 Career Path는 연구자 혹은 교수, MEng는 졸업 후 취직이다.
보통의 경우 MEng가 합격이 쉽기 때문에 캐나다 정착을 목표로 하는 대부분의 외국인들이 이 루트를 이용한다. 물론 자국에서 연구경력이 있는 경우 당연히 MSc로 지원하는 것이 낫다. 펀딩이 나오는게 어마어마한 이점이기 때문...
나의 경우에는 학부로 토목과를 나왔는데, 왠지(?) 모르게 환경공학이 미래에 유망할 것 같아서 환경공학을 한번 지원해 봤다. 기계과, 토목과, 전기전자과 등등 보통 공대에 있는 모든 학과에 MEng프로그램이 있다고 보면 되므로 본인 적성에 맞는 과를 선택하면 된다.
당 과정은 3학점짜리 수업 총 10과목을 수강하면 종료된다. 학기당 최대 6과목씩 들을 수 있어 이론적으로는 1년 안에 끝낼 수도 있다. 보통은 학기당 3 과목씩 수강한다. 3과목만 들어도 Full-time인정이 가능하기 때문. Study permit을 받고 들어온 유학생은 항상 full-time student 지위를 유지해야 한다.
마지막 학기 같은 경우에는 풀타임이 아니어도 된다. 그래서 3-3-3-1로 들으면 마지막 학기는 1과목만 들어도 된다. 나의 경우에는 21년 9월학기를 시작으로 22년 1월학기, 22년 9월학기를 마쳤으며, 23년 1월학기가 마지막 학기다.
학비
학비는 학점 베이스로 산정되는데, 3학점당 2,200달러 정도다. 30학점 기준으로 보면, 졸업때까지 환율에 따라 다르겠지만 약 2200~2300 만원 정도 들어간다. 이 가격이면 다른 대학에 비해서 굉장히 저렴하다. (토론토 대학 같이 억소리 나는 대학은 붙여줘도 못 간다)
그 외에 학생회비, 보험료, 시설이용료, 버스비 등등 제반비용은 학기당 약 50~60만원 정도 더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된다.
수업
졸업을 위해 들어야 하는 10개 과목도 아무거나 듣는 것은 아니고 학과에서 제안하는 pathway가 있다. 환경공학과 학생이라면 누구나 통과해야 하는 과목부터, 학생의 관심사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과목들 등 어느정도 정해진 틀 안에서 자유롭게 선택 가능하다. 학과 프로그램 홈페이지
지금 확인해보니 재작년에 비해 자유도가 좀 떨어진 것 같지만.. 과목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위의 학과 프로그램 홈페이지를 들어가면 확인 가능하다. 내가 들었던 과목들은 Evrionmental Principle, Climate change adaptation strategy, Environmental Biology, Contaminated soil remidiation, water/wastewater treatment, numericla method..등등이다. 학부 때 배운 내용이랑 겹치는 것도 있고, 완전히 처움부터 다시 공부해야 하는 것들도 있었다.
가르치는 교수님들의 경우 굉장히 천차만별이다. 굉장히 성의있게 수업자료를 만들어 오고 학생들과 적극 소통하려는 교수가 있는 반면, 그냥 본인이 준비해온 수업내용을 쭉 설명하는 분들도 있다. 수업 질이야 다들 어느 정도 이상이지만 수업 방식이 호불호가 많이 갈린다. 90분 내내 본인 말만 하는 경우도...그럼 너무 힘들다.
수업 듣는 학생들의 나라별 분포도를 보자면 한 60프로가 인도계, 30프로가 중동, 아시아, 캐나다인은 10프로 정도다. 국제학생비율이 굉장히 높고 (국제학생이 내는 학비가 주요 수입원이라고 들었다.)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각종 에로사항이 꽃핀다. 특히 학부생들과 같이 듣는 200 명짜리 줌 수업 같은 경우는 강의 난이도를 하향평준화 할 수 밖에 없다. 예를 들면 Project management같은 경우는 대학교 학부 때 들었던 내용이 거의 다였다. 캐나다 관련 예시나 게스트 강의가 있긴 했지만 크게 도움 됐다고 하지는 못하겠다. Critical Path Method같은 것도 몇 번이나 설명해야 하고..딱히 의미있는 가르침을 얻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약 15~30명 사이 소수로 진행되는 대면강의 같은 경우는 그래도 수업의 질이 높고, 교수와 소통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아 나름 재미있고 유익했다.
또다른 문제는 팀플이다. 팀플 싫어하는 건 한국이나 여기나 마찬가지다. 특히 문화적 차이에서 비롯되는...딱히 특정 문화권을 비난할 생각은 없고 모든 케이스는 사람 바이 사람이지만 특히 소통과 이해가 어려운 문화권이 있긴 하다. 그래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착하다 ^^ 자기 맡은일만 잘 하면 된다.(..)
성적은 교수에 따라 다르지만 어지간히 잘 못하지 않는 이상 후하게 주는 편이다. 적당히 공부하고 시키는 것만 다 하면 평균적으로 A는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B-이상만 받으면 학위가 나오니까 그 이하로 받지만 않으면 된다.
기타
학교에는 각종 시설이 있는데, 가장 괜찮은 것은 체육 관련 시설이다. (많이 안 이용하긴 했지만서도) 스케이트장을 비롯해 헬스장, 암벽등반, 농구장, 라켓장 등 각종 시설을 학비에 포함된 가격으로 이용 가능하다.
대학원으로 입학하면 자동으로 대학원 학생회비(Graduation Student Association) 를 내는데, 별로 해주는 일은 없다. 초반에 적응하기 쉽도록 각종 강의(비자, 친목, 세금, 보험 등)을 제공해 준다 (한번은 이벤트에 당첨되서 200달러짜리 바우처를 받은 적도 있다). GSA에서 해주는 것중에 가장 중요한 게 보험인데, 본인 포함 가족까지 등록이 가능하므로 캐나다에 막 도착해서 별도 보험사가 없을 경우에는 가입하는 것이 좋은 것으로 보인다. 어차피 사보험보다는 나을 거고..나중에 취업하면 직장에서 각종 베네핏이 제공될 것이므로 그때 갈아타면 된다.
마치며
첫 학기를 시작한 게 얼마 안 된것 같은데 벌써 마지막 학기고, 더군다나 1과목밖에 수강하질 않으니 대학원 생활은 거의 마무리 된 느낌이다. 수업은 시험이다 보고서다 작성하느라 이래저래 힘들긴 했지만 그래도 나름 의미있긴 했다. 면접 때 써먹을 수 있는 스토리들 또는 교수님과의 인맥도 만들 수 있었고 .. 교수님 한 분 추천으로 작년에는 Summer job도 했으니 수확이 크다고 할 수 있겠다. 한국으로 돌아갈 거면 큰 도움이 되는 과정과 시간투자는 아니겠지만 여기에 정착하려면 가장 좋은 길 중에 하나라고 생각된다. (문제는 여기 올 때 돌아갈 지 말 지 모른다는 것...?)
'캐나다 생활 > 캐나다 대학원 지원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Post Graduate Work Permit 보장기간 총정리 (0) | 2023.12.16 |
---|---|
캐나다 석사 지원 후기 (5) - 합격 및 등록 이후 (1) | 2022.10.21 |
캐나다 석사 지원 후기 (4) - 수업석사 (Course-based) 지원 결과 (0) | 2022.10.09 |
캐나다 석사 지원 후기 (3) - 연구석사 (Thesis-based) 지원 결과 (0) | 2022.10.09 |
캐나다 석사 지원 후기 (2) - 성적증명서, 추천서, 자기소개서, 이력서 등 준비 (2) | 2022.10.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