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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토목 엔지니어링 회사 취업기 (3)
Matrix에서의 면접이 끝난 후, AE에서의 면접은 2주가량 시간이 남아 있었습니다. Matrix의 메일이 너무 희망적이었기 때문에 이 면접 준비에는 별다른 노력을 더 쏟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면접날. AE는 신기하게 대면 면접을 하자고 하더군요..캘거리 북쪽에 위치한 오피스까지 차를 타고 갔습니다. 10분정도 전에 도착해서 리셉션에 면접 때문에 왔다고 대기하니 물을 한잔 줍니다. 물을 마시면서 준비해온 내용들을 곱씹던 차에, 두 명의 면접관이 와서 바로 앞 회의실로 들어가서 면접을 시작했습니다.
면접 내용은 간단했습니다. 처음에는 여느 면접과 같이 본인들 소개를 간단히 하고, 저한테 자기 소개를 시켰습니다. 그런 후에 면접관 둘이서 제 레쥬메를 위에서부터 훑어 내려가면서 하나하나씩 질문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씨티에서는 무슨 일을 했느냐, 인상깊었던 일은 무었이었나? SK에서는 무슨 일을 했고 뭘 배웠는가..대부분이 다 준비했거나 한번쯤은 대답했던 질문들이었기에 딱히 막힐만한 것은 없었습니다. 단지 최근에 면접 준비를 좀 놨었기 때문에 대답을 짧게 짧게 했다는 점..? 면접관들도 뭐 엄청나게 관심이 있어 보이진 않았습니다. 그렇게 한 30분 정도를 간단히 얘기를 나누고 면접이 끝났습니다. 왠지 이번 면접은 안 될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추가 질문도 없었고, 이래저래 김빠지는 느낌이 드는 면접이었습니다.
AE의 면접이 있고 바로 다음주에 한국행이 있었기 때문에, 면접 결과를 기다리는 Matrix와 AE쪽 HR담당자들에게 혹시 추가 질문이나 자료 요청이 있을 경우 이메일로 연락을 부탁한다는 메일을 따로 남겼습니다. 이 때 하나 마음에 걸렸던 것이 면접 바로 다음날 Follow-up 메일까지 보냈던 Matrix에서 내가 답장 보낸 것에 대해 2주가 넘도록 반응이 없었다는 점이었습니다. HR에서 결제 받느라고 시간이 오래 걸리겠거니 하고 생각했습니다.
가장 먼저 결과가 나온 곳은 AE였습니다. 면접 일주일 후 정도에, 그러니까 한국에 있을 때 이메일로 불합격 통보가 왔습니다. 어차피 크게 기대를 한 곳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불합격 통보 사실을 읽는 것은 마음이 아픈 일입니다. 게다가 감감 무소식인 Matrix 역시도 슬슬 불안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기 때문에, 더욱 마음이 아팠습니다.
한국에서 3주 가량을 지내다 왔는데, 적어도 한국에 있는 동안은 결과가 나오겠지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한국에서의 마지막 날까지, Matrix에서는 연락이 없었습니다. 이미 면접 본 후 한 달하고도 일 주일이 넘어가는 시점이었죠. 이미 90퍼센트는 포기한 상태였습니다. 오만에 차서 AE면접을 대충 준비한 사실이 다시 사무치게 후회가 들었습니다. 한국에서의 즐거운 시간을 다 보낸 후에..(물론 이것때문에 마음 한켠은 항상 무거웠지만) 아주 무거운 마음으로 캐나다행 비행기를 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제 돌아가면 3월 말. 졸업까지 한 달여가 남은 상황인데, 최소 졸업 후에는 바로 일을 하려고했던 담대한 계획에 따르면 어느 새 데드라인이 한달정도밖에 남지 않은 거였죠. 한 달여 안에 회사에 지원하고 고용 프로세스를 전부 통과한다? 1월부터 지원을 시작했던 경험에 따르면 불가능에 가까웠습니다.
이것은 후일담입니다만...아주 웃기는 사실은 Matrix에서 제가 면접을 봤던 포지션에 다른 사람이 고용되었다는 사실을, 면접보고 두 달 후에야 링크드인에서 우연히 발견했다는 점입니다. 누군가 정확히 그 자리에 고용됬는데 제 네트워크중에 한 명이 좋아요를 눌렀더군요. 캐나다 회사가 원래 그렇다지만 당최 희망고문을 해 놓고 나서 불합격 통보조차 안 하는 똥매너에는 아주 손사레가 쳐졌습니다. 캐네디언 친구들한테 물어봐도 예의가 없는 경우라고 하더군요.
하여튼 그렇게 3번의 고배를 뒤로 하고 새롭게 지원을 다시 시작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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